“‘기차’ 하면 피하세요”…그 직원은 말하지 않았다, 인부 5명 ‘끔찍한 죽음’
딱히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거 같지는 않다고 봅니다. 외려 위와 같은 케이스가 더 속출할 가망이 높다 할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탈리아에서 난 끔찍한 사건사고 정도의 외신 단신 정도로 대충 넘어갔지만,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저걸로 인해 기한부 파업까지 벌어지고, 사고 이후 보름만에 줄줄히 살인혐의로 RFI관리자와 하청회사인 Sigifer 관리자들이 소환조사를 당했고, 이탈리아 정부의 인프라부 장관이 위원회를 꾸려 사고조사에 착수하는 등 꽤나 분위기가 흉흉한데, 지금쯤이면 상당부분 진척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사고 개요를 언급하자면 해당사고는 8월 31일 새벽에 토리노 외곽 브린디초 역 근처에서 작업하던 시설 하청작업자 5명이 열차에 치여 사망한 건으로, 보도에도 나오지만 당시 열차 운행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그 상태에서 무리하게 작업을 시행했다가 사고를 당한 건입니다. 단순히 작업자의 과실로 생각될 수 있는 산업재해 정도로 넘어갈 뻔한 사고였는데, 하필 그 희생된 작업자 가장 연소한 22세 작업자의 휴대폰에서 현장에 파견된 시설관리자 RFI의 기술감독원이 "열차가 접근하면 피하라"라는 언급이 확인되어 이슈가 굉장히 심각해진 그런 경우였습니다.
RFI 감독자는 아직 열차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심지어 해당 작업 시행 전에 관제센터와 교신을 실시하여 작업 승인을 요구했다 세 번 거절을 당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단순한 운행안전 대리인이 아니라 우리로 치면 철도공단에 소속된 현장의 운행안전 감독자가 무리한 작업을 강행시켰던 거라서, 말 그대로 꽤 큼직한 스캔들이 되었다 할겁니다.
지금 정부가 주장하는, 시설유지보수와 관제까지 가져가면 안전할 거라는 이야기가 별 영양가가 없는 이야기라는게 이 부분입니다. 실은 시설 유지보수는 RFI의 책임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작업인원은 하청에서 충당을 하지만 직접 감독인원을 배치해서 하고 있었고, 관제센터 역시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시설관리자인 RFI의 관리로 가동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 "일원화" 되었다던 시스템에서 조차 상호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고, 결국 말단에서 독단으로 작업투입을 결정하는 것을 막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사람이 죽는 참사로 이어지기 까지 한겁니다. 아마, 사법조사에 들어가서는 RFI의 각 부서끼리 니가 무시를 했네, 니들이 압박을 했네 등으로 자기들끼리 자중지란이 나지 않을까도 싶긴 합니다마는, 아직 거기까지 이야기가 나오진 않는 모양새입니다.
이탈리아 철도는 사실 국토부가 꿈꾸는 그 모델에 가까운 국가입니다. 그 민간개방™ 병행고속철 사업자로 NTV가 "이탈로"라는 브랜드의 고속철도를 굴리고 있어 운영의 경쟁체제™가 실시되고 있으며, 구 국철 FS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어서 각 사업부문을 전부 쪼갰고, 이중에 RFI가 시설의 관리를, 역의 영업, 운영 및 개발을 대규모 역사를 Grandi Stazioni라는 회사가, 중간규모 역을 Centostazioni라는 회사가 또 관리 개발하며, 이외에 철도 관련 부동산 관리회사인 Ferservizi가, 이외에 버스나 페리, 대도시권 광역교통 회사 등등을 운영하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RFI가 별개의 국유조직이 아닌 점만 빼면 정말 관료들의 일자리가 넘쳐날거 같은 그런 방만™...아니 전문화가 되어 있는 그런 조직구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원래도 이탈리아 철도가 좀... 주요국 대규모 철도중에서는 전통적으로 거시기한 이미지가 있고, 현재로서는 프랑스나 독일의 구 국철사업자들에게 쪼임을 당하는 그런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마 가장 물개박수 치면서 물빨핥 할거같은 그런 구조임에는 틀림이 없을겁니다.
그런데, 그 "선진적"인 구조에서 나는 사고 꼬라지를 보면, 이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싶은 감이 있습니다. 사고의 과정을 보고 있자면, 그 나으리들이 주장하는 건설부터 관리까지의 일원화 같은 이야기는 지엽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달까. 하청에 무리한 작업을 강행시킬 수 있는 고압적인 관리제체, 열차운행에 데미지를 주면 배상을 해야할 리스크가 있으니 작업 자체를 강행시켜야 하는 오도된 인센티브 시스템, 부실한 의사소통과 현장통제 이런게 결국 핵심이라 할겁니다. 이건 조직이 어디 속해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체계가 잘 갖춰지고 유지가 되는데 있다 할겁니다.
물론, 현행의 제도가 정말로 잘 돌아가는가에 대해서 의문의 여지가 없지는 않을수 있다 봅니다. 솔직히 말해서 언플질로 침소봉대를 열심히 해서 만든 긁어부스럼의 느낌이 다분하기는 합니다만서도. 하지만, 지금 하는 꼬라지가 정말로 핵심적인 개선을 이야기하고 있는가는... 솔직히 많은 의문이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뭐 당장에 국토부가 철도 관련해서 개혁한 거 치고 이쁘게 된건 상하분리로 건설투자 활성화된거 외엔 뭐가 있나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