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자체의 원인은 초반에 이야기되던 대로 차륜의 피로파괴에 기인한 것으로 거의 결론이 난 듯 한데, 왜 이렇게 피해가 심각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가 가 있는 걸로 보입니다. 사고가 좀 특출난 경우에 가까운데, 차륜파괴가 있었음에도 인지못하고 계속 가다가 터널 중간에 있는 상하선 간의 건넘선 구간에서 열차분리가 발생, 차륜이 고장난 차의 다음 차량부터 건넘선 방향으로 돌진해서 탈선해버려 그야말로 시설까지 큰 타격을 입혀버렸기 때문입니다. 탈선 차량의 수습에 한달 반이 걸렸는데, 이후 콘크리트로 일체 부설한 궤도시설물과 우리나라에선 문제아로 유명했던 하이드로스타 분기기와 고속분기기 일체를 전부 철거 재시공을 해야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상하선 터널을 연결하는 건넘선 터널은 공조관리를 위해서 꽤 육중한 격리문이 있는데, 여기에 차량이 격돌해서 이 또한 새로 제작해 설치해야 하고, 제작에만 8개월이 걸리는 물건이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년 단위의 복구가 괜히 나온 이야기가 아니랄까.
뭐랄까, 확실히 유럽은 설비면에서 배려가 충실하다는 느낌이 든달까, 그런 내용인데, 그 건넘선 터널에 설치하는 이동식 가설 폐쇄설비가 따로 있어서 화차 형태로 가져가 설치해서 해결을 해 두고 있다는 점은 여러모로 놀랍달까 그렇습니다. 이게 유지보수 작업이나 화재상황이 생길 경우 터널을 격리해야 할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이런 설비를 따로 관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외에도 산 아래 700미터가 넘는 곳에 터널이 있다보니 내부온도가 30도가 넘는 극한조건이어서, 작업자를 위해 냉방과 화장실 설비가 갖춰진 전용의 작업자용 휴게차량을 배치했다는 점 등은 이래저래 주목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후대책으로서 제안은 좀 물건자랑...같은 느낌이 있는데, 탈선으로 차량이 상하요동할 경우 보안제동이 동작하도록 만드는 기계식 밸브장치라던가, 차축발열감지장치인지 끌림물 검지장치인지 선로측에 설치된 감시설비, 요즘 유럽에서 개발중인 디지털 자동 연결기(DAC) 개발 사업 같은걸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철도안전 문제가 민감해지고, 설비가 고도화되면서 그에 맞도록 차량 등의 보안도가 강화되어야한다는 이야기가 강조되는 모양새입니다.
사실 보면서 안전대책이라는 것은 결국 저런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누굴 비난하고 누가 잘했네 잘못했네를 따져서 인육사냥을 하는게 먼저인 언론이나 정부만 보다가,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 방송프로를 보니 참... 만감이 교차한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