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 땡전뉴스가 많이 떠오르는 그런 뉴스가락입니다. 이게 선거정국을 앞두고서 치적만들기 용도로 꽤 적당해 보였던가, 아니면 저걸로 그쪽 보도국 높으신 분들의 사익에 기여할만한 뭐가 있던가 그런게 아닌가 싶은 정도의 삘인데… 뭐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테니 논평은 이정도쯤으로 하고.
사실 철도 지하화라는게 정말 그정도로 젖과 꿀이 넘칠만한 프로젝트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들을 하고 안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선로상부용지를 개발해서 그 수입으로 지하화를 추진하겠다, 물론 수익이 유입되는 시점과 건설비 투입 시점의 오차가 있으니 이걸 기채발행을 통해 실시하겠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거 조금만 겐또를 쳐보면 이게 좀 많이 무리한 사업이라는게 보이는 그런 이야기인데 말입니다.
기사에서 연트럴파크 드립을 치니, 좀 비근한 예를 여기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해볼만 할겁니다. 저 경의선에서 가장 가시적으로 보이는 복합개발 사례가 홍대입구역 복합역사 개발사업이라 할겁니다. 이른바 AK타운이라 불리는 시설로, 그룹 본사기능과 함께 상업시설과 숙박시설까지 넣어서 17층 규모의 건물을 올려놓은 곳으로, 개발면적은 20,800㎡에 연면적은 거의 5만㎡쯤 되는 꽤나 큼지막한 시설입니다. 랜드마크 드립을 치기엔 홍대에 고층건물이 제법 있긴 하지만, 나름 굵직한 시설이고 그런대로 잘 돌아가는 개발사례중 하나로 꼽을만 할겁니다.
이 부지를 개발해서 건물 자체의 이익은 개발사업자가 가져가지만, 부지를 사용한데 따른 비용인 점용료는 국가라고 쓰고 그 대행인인 철도공단에 납부를 합니다. 이 점용료는 소송중이긴 한데, 2021년 보도에서는 23억 5천만원을 청구했다고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1년간 ㎡당의 점용료는 11만원을 조금 넘는 그런 숫자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장래에 걸쳐서 인플레이션을 제외하고 본다면, 대충 30년간 3백만원 정도로 점용료 수익이 발생한다고 계산을 뽑을 수 있을겁니다.
한편으로 지하화 공사에 들어가는 단가를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흔히 말해지는, 지하철 복선의 건설비 단가는 1km당 1,200억원에서 1,500억원 정도로 이야기가 됩니다. 이건 차량기지나 역 등의 배치, 건설공법 등에 따라 워낙 가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값이라고 하긴 좀 어렵기는 하지만, 도심지의 국철 선로를 이설해서 지하에 쳐넣는데 따른 절체비용이나 이에 따라 생기는 이런저런 공기 증가 같은걸 생각하면 절대 저거보다 싸게 지을거 같지는 않단 생각은 듭니다. 이 단가를 기준으로 ㎡당의 단가를 좀 역산하면, 보통 복선전철의 터널 구조물 단면폭이 10미터 정도쯤으로 가정해서 뽑으면 1,200만원에서 1,500만원 정도쯤 될겁니다. 이미 이시점에서 30년간의 누적수익으로 이걸 상환하는건 어림반푼도 없는 소리라는게 보일겁니다.
이건 좀 너무한거 같으니 데크 건설 후 상부개발이라는, 뭔가 지하화하고는 5만광년쯤 떨어진 거 같지만 일단은 덮었으니 대충 그거 맞다고 우겨볼 수 있는 걸 적용한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마침, 이거 좋은 사례 하나가 있습니다. 2016년에 완공된 백운역의 복개공원 사업이라고. 이거 사업비는 인천광역시 자료에 따르면 규모 4,500㎡에 사업비는 188억원 정도가 들어갔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 사업의 ㎡당 단가는 개략적으로 420만원 정도쯤 됩니다. 지하철 단가에 비하면 선녀같은 금액이긴 하지만, 역시 이 단가로도 홍대입구역 정도의 지가가 나올만한 곳의 데크화 공사비가 나오는 건 무리무리 라는게 결말이라 할겁니다.
아 그래도 지난 3년간 재앙에 가까운 부동산 앙등이 있으니 요즘 좀 주춤하더라도 할 수 있어, “×××이 다 해주실거야. 희망이 있잖아 희망이.” 하는 분들이 나올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일단 직영개발을 해서, 그 개발시설물을 직접 임대 운영해서 그 수익금도 모조리 꼴아박으면 더 큰 금액을 공사비에 충당할 수 있고, 고층개발, 그러니까 막 용적률도 500~600%씩 때려박고 상업시설도 빵빵하게 채워넣으면 어떻게든 될거야 뭐 그렇게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개발수익을 땅에다 쳐박는건 철도를 필연적으로 운영해야만 하는 당연철도사업자쯤 되는 경우에나 할까말까한 일이고, 통상적인 개발사업자들은 출자자들의 이익을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라 그런식의 이익유출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할겁니다. 저 복합사업의 경우도 그 위에 건물의 임대수익은 개발사업자의 이익으로 들어가는거고 말입니다. 그리고, 용적률을 때려박는 이야기는 너무 단세포적이라 반박할 이유가 없지 싶기는 한데, 그정도 고밀개발을 받아줄만한 수요가 거기에 있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수요가 어쨌던 유도가 될 수 있다고 보더라도 그정도의 대규모 건축물을 올리는데 들어가는 자본과 차입금은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간과한 발상이라 할겁니다. 저금리때에도 좀 무리수가 있었는데 지금처럼 4~5%정도의 시중금리가 보통인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삽도뜨기전에 이자에 깔려죽게 되지 않을까 싶달까. 뭐 당장에 대규모로 공급한 상업시설들,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이런 곳들이 다들 입주자를 못구해 말라죽는 분위기를 보면, 지금 상황에선 에지간한 키 테넌트들을 끌어들여가지고는 어림도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달까.
그러면 한동안 유행하던 토지임대부 주택같은걸 해보면 어떨까 말이 나올 수 있을건데, 거주여건이 아주 안좋을 수 밖에 없고 주차장 같은거 확보도 난감할 수 밖에 없고, 또 토지임대부로 나가는 주택은 결과적으로 구분소유로 얻는 이익이 적어서 실질적으로 분양의 매력이 없다는 등의 기술적 문제들을 떠나서… 당장에 상업시설 잔뜩 넣은 고층개발보다 이게 정말로 부지점용료를 더 내 줄수 있을까 부터 생각해보면 결론은 아주 뻔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홍대입구 정도의 요지에 있는 복합시설의 점용료도 저모양인데, 지금 이야기되는 경원선이니 경인선이니 경부선이니 하는 곳들은 그보다 점용료가 잘 나올 가망이 결코 없는 곳들 투성이입니다. 서울도 아니고 경기도나 인천 정도의, 심지어 상업지역도 아닌 주거지역이나 공업지역, 심하면 녹지대에 접해서 개발이 난감한 곳들까지 있을테니 말입니다. 그나마 이런 곳들을 걸러내고 나서 가능한 영역이라면 주요 대규모역의 주변부 선로용지들일건데, 문제는 이렇게 개발가치가 있는 곳은 이미 민자역사들이 올라가 있어서 이들과의 사업경합이 생긴다는데 있다 할겁니다. 결국 되는데를 찾기가 많이 어려울거고, 아마 시범적으로 한두군데 정도나 어거지로 돌려본 다음에, 그 채권이 죄다 부실화되어서 공공이 떠앉아 상각처리하는 그런 엔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뭐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그돈이면 XX, 지금 현안사업으로 걸려있는 건설사업들 다수를 진행할 수 있을건데 왜 엄한 기존선들 파묻느라돈지랄을 하는지 노이해라 할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