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에 JR의 3월기 정기 시각표 개정이 발표가 나왔습니다. 여러 이슈들이 있긴 하지만, 이 와중에서 갑자기 휘발성을 가지고 염상하는 이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통근노선인 게이요선의 쾌속열차 폐지입니다. 정확히는 출퇴근시간의 통근쾌속과 낮시간의 쾌속열차를 폐지한 것인데, 이게 치바현 지사가 용인할 수 없다는 공식적인 언급을 내고, 주민들이 동요하는 꽤 큰 사태로 번져버린 겁니다. 그 와중에 열받은 누군가가 폭탄으로 보복하겠다고까지 범죄예고 메일을 발송하는 등 그야말로 상황이 심각해지는 모양새고 말입니다.
일단은 명분 자체는 각역정차만 서는 역들의 배차간격 균일화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한다는게 주된 이야기고, 내적으로는 일단은 이용수요가 과거의 7~80%정도 수준까지 내려앉았다는 이야기를 JR동일본이 하고 있기는 한지라, 비용절감, 아마도 열차 감편을 꾀하기 위한 밑밥이라 생각이 됩니다. 급행운전을 하면 유지보수 면에서도 대피선이나 선로전환기를 관리해야하고, 상대적으로 고객안내나 운전업무를 위해 인원을 더 투입하는 등의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는 할겁니다. 또 급행에 객이 몰리는 현상은 일본이라고 다르진 않으니, 혼잡관리 면에서도 이걸 폐지하는 것을 극단적인 방법이긴 해도 검토해 볼수는 있을겁니다. 물론, 급행운전으로 차량이나 승무원 운용의 효율화가 가능해지는 부분은 있지만, 배차가 그리 조밀하지 못하다면 딱히 큰 이득에 이르진 못할테니 그럴바엔 이걸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기는 할겁니다.
실제로 JR게이요선은 대체불가능한 수준의 노선은 아니여서, 영업구역을 보면 소부선의 병행선 적인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 치바현 관내에서는 우라야스시 구간을 제외하면 거의 소부선에서 도쿄만 해안 방향으로 2~3km 정도 근접한 곳을 주행하는 노선이어서, 완전히는 아니지만 역세가 어느정도 겹치기가 되는 그런 감도 있달까 그렇습니다. 여기에 소부선은 쾌속선과 완행선의 복복선을 갖추고 있고, 상대적으로 특급 운행까지 있다 보니 설비여건이 좋고 돈이 될만한 노선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향을 가지는게 민영화된 JR로서는 그리 이상하진 않을겁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수익압박이 굉장히 커졌다는 사정도 있고 하니.
하지만 당하는 치바현은, 노선이 지나는 마쿠하리 부도심 개발에 힘을 주고 있고, 또 버블 이후 상대적으로 침체분위기가 있는 보소반도 측 철도 연선 지역의 활성화를 꾀하는 입장인데 저런 찬물을 쳐 맞으면 아무래도 부치키레, 빡치지 않을 수가 없을겁니다. 당장에 20분 단축이라는게 일회 이용자에게는 딱히 그러려니 하지만, 통근자에게는 굉장히 아픈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이니. 그러다 보니 지사 부터 시작해서 주민 반응이 굉장히 사납게 나오는 감이 있다 할거고 말입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저렇게 직설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흔치 않고, 또 다이야 개정, 즉 철도회사의 시각표 개정 안건에 대해서 공식 반응을 내는 건 꽤나 특이한 경우라 할건데, 그래서인지 장래 지자체의 의사분출이 어떻게 나오게 될지 향배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도 싶어 보입니다.